감상의부스러기

다시본 달콤한 인생

timid 2007. 1. 6. 13:56


 

  [나한테 왜그랬어요.... 말해봐요..]

 

 

그건 이뤄질 수 없는 달콤한 꿈이었나요?....

 

 

........아뇨, 달콤한 인생이었습니다.

 

 선우의 영화 내내 어두웠다. 괴롭고 피흘리고 싸우고 이기고 나서도 기쁘지 않았다. 이긴 동시에 지고 있다는 걸 선우는 알고 있었다. 알고있으면서도 모르는, 보이면서도 보이지않는 그 무엇을 향해 선우는 목숨을 걸고 끝까지 갔다. 불앞에 뛰어드는 나방 한마리처럼.

결국 그 인생의 총체는 달콤함이었다. 고통을 단면으로 한 겹겹의 레이어 초콜릿의 달콤함에 선우는 처음엔 당황했고 마지막엔 웃었다. 그리고 그 웃음 속에는 희수가 녹아있었다. 선우는 그렇게 그 한가지 분명함을 찾았다. 그 순간 머리를 파고드는 총알. 이루어질 수 없었지만 이루어져버린 달콤한 인생.

 

 

이번엔 잔인하다고 소파로 티비를 가리거나 눈을 감지도 않고 끝까지 꿋꿋이 계속 보면서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계속 생각해봤다. 왜 저인간들은 저런 뻘짓을 하고 있을까? 왜 이런 뻘짓을 감독은 영화로 만들었을까? 선우는 너무나 분명한 결말을 알면서도 그 사실에 괴로워하면서도 결국 모든것을 그 분명한 결말로 몰아갔다. 영화 중간중간 틈틈이 카메라는 선우의 표정, 특히 눈빛을 주시했다. 찡그리고 고뇌하고 아파하는 표정. 묵묵하지만 깊고 분명한 눈빛.

강사장과 선우는 같은 물음을 던졌다. 마치 [장화,홍련]에서 은주와 수미가 그랬듯이

"나한테 왜이러는거냐."    /  " 나한테 왜 그랬어요?"

"그거 말고,"                  /   " 그런 거 말고요."

"좀 더 솔직하게 말해 봐."/   " 다른 이유는 없는거에요?"

"뭐가 널 그렇게 흔든거냐, 그 애냐?""

 

 

 

                                    /  " 그렇다고 돌이킬수는 없잖아요."

 

[왼쪽 : 선우가 희수의 비행을 알고있었으면서 그녀를 죽이지 않은 것에 화가난 강사장이 했던 말]

[오른쪽 : 마지막 스카이라운지에서 강사장에게 총구를 겨누며 선우가 했던 말.]

 

알고있으면서도 확인하고싶었다. 아니라고 대답하기를 원했으니까, 아니라고 믿고싶었으니까. 하지만 대답을 오래 기다리지 않고 강사장은 선우의 손목을 부숴버렸고 선우는 강사장의 심장을 겨눴다. 서로가 그 대답을 잘 알기 때문에, 듣고싶지 않았던 거다. 한 곳을 바라보고 있던 두남자의 서툴고 거친 사랑 노래. 영화 전체를 감싸는 진혼곡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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