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의부스러기

스탠스 필드, 서슬 푸른 광기.

timid 2006. 8. 14. 11:36

 



엑스터시 (ecstasy)
명사, 심리용어로, 감정이 고조되어 자기 자신을 잊고 도취 상태가 되는 현상. 움직임이 없이 외계(外界)와의 접촉을 단절하는 경우가 많다. '황홀감'으로 순화.

 

 

 

 

[레옹]에 스탠이 없었다면 이 영화는 균형을 잃었을 거다. 킬러라는 사람들이 하는 일은 선과 악이 불분명하다. 레옹은 더더욱 그렇다. '냉정과 열정 사이'를 오가며 마틸다로부터 딸에 대한 것 같기도 하고, 제자에 대한 것 같기도 하고, 혹은 연인에 대한 것 같기도 한 미묘한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면서도 온전하게 자기 직업에 충실하려고 노력한다. 그는 마틸다를 따뜻하게 사랑해준 첫 사람일지도 모르지만, 온건한 노리타 컴플렉스의 소유자일 수도 있다. 마틸다 역시 복잡한 캐릭터이다. 어린아이의 순수함과, 동생을 위한 음울한 복수, 성장 배경에 인한 퇴폐적인 성향은 선과 악의 경계선을 흐린다. 스탠스 필드는 절대 악의 인물로 등장하면서, 이 영화에 필수적은 경계선을 긋는다. 영화 초반부, 마틸다의 가족들이 몰살당하는 장면에서 그의 광기는 절정으로 치달았고, 관객들에게 '저놈이 제일 나쁜놈이다' 확실한 각인을 시켜준다. 게리 올드먼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힘들었을 거다. 스탠, 마틸다의 동생을 죽이고 이중적인 생활을 하는 악랄한 인물이었지만 그래서 그의 출현은 영화에 필연적이었으며, 그가 뿜어낸 캐릭터의 아우라는 강렬하고 지독하고,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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