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구성 탄탄하고 멋진 드라마를 왜 시청자들은 자꾸 놓치는 걸까.
[...김삼순]라는 대단한 인기를 끈 드라마에 눌려 빛을 못본게 너무 아쉽다.
물론 [삼순이]역할을 맡은 김선아의 능청스럽고 물익은 연기는 엄지손가락을 꼽을 만큼
베테랑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할 수 있고
이쁘기만하고 머리가 텅텅 소리날 것 같던 가수 정려원에게도 연기의 새로운 지평을 연
좋은 드라마였긴 하지만
부활 역시 한번 맛을 들이면 절대 못끊는 담배같은[?] 드라마이다.
내가 나답잖게 스릴러나 추리물을 좋아해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이 드라마는
처음부터 보지 않으면 왠만한 이야기가 잘 이해가 되지 않을만큼 복잡한 줄거리를 앞에 끼고 출발한다.
어느 건축과장의 비관자살.
조사하던 형사의 의문사.
교통사고.
형사의 아들 중 장남 유강혁 행방불명.
대충 이런 배경을 깔고 시작하는 이 드라마는
정말 신인 연기자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말 멋진 연기로
1인 2역이라는 다소 쉽지 않은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낸 엄태웅은 물론
역시나 세월의 내공은 어딜가나 빛이 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김갑수, 이정길 외에 중년연기자들의 저력만으로 이미 이 드라마는 멋지게 장식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드라마의 주축을 이루는 젊은 연기자 - 물론 엄태웅을 포함하여 소이현. 한지민등의 연기도 기존에 비해 많이 좋아지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특히 소이현은 시청률을 다 떠나서 이 드라마 선택은 그녀의 이미지 변신이나 연기력 향상에 좋은 발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또한 스토리 구성이 탄탄하고 순정멜로와 추리/스릴러 장르를 잘 버무려냈으며
'선한 사람의 복수'라는, 드라마에서 다루기엔 너무 어렵고 무거운 듯한 소재를
때에 따라 템포와 강약을 조절해가며 조리있게 이끌어가는 작가진들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HD 드라마라고 단순히 돈만 쳐발른 드라마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다.
[부활]은 감히 말하자면 엄태웅을 위한, 엄태웅에 의한 드라마이다.
그는 유강혁, 서하은이며 유신혁이기도 하다.
서하은으로서의 그의 모습은 정의에 불타고 약자에 유연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동생을 위해 아버지를 위해 유신혁의 가면을 쓴다. 이미 그는 유신혁.
그런 그에게 내려진 너무나 가혹한 운명.
그것을 받아들이거나 혹은 헤쳐나가는 그의 끝없는 고뇌와 번민.
엄태웅은 지금까지 그 여러가지 감정을 잘 그려내왔다. 보기가 참 좋다.
2년 남짓한 짧은 그의 연예생활에서 이런 농익은 연기가 나왔다는 것은 감탄에 마지 않을 일이며 앞으로도 그의 연기 행보가 상당히 기대된다.
또한 [부활]의 신선한 소재, 구성 따위 등은 스토리 구성에 고심을 하긴 하는건지
지금까지 천편일률적인 드라마를 양산해낸 우리 드라마계 제작진들이 주목해볼 가치가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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