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조성하 씨

timid 2008. 1. 8. 14:22


이 배우가 눈에 띈건 드라마시티에서였다. [황진이]에서 조용히 황진이의 어머니 현금을 지켜주는 외사랑 아저씨로 나왔을 때만해도 그의 존재감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은둔하는 북의 사람]에서 그의 이미지는 조용하지만 강렬하게 인상을 남겼다.

 

어느 요양소. 15년 만에 한 남자가 깨어난다. 때는 바야흐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2007년. 냉전의 서슬이 여전하던 시대를 살았던 남자 김무사는 티브이 화면에 시선을 고정한 채 그저 회한의 눈물을 흘릴 뿐이다.

15년 전. 시대의 이념으로 역사를 살아야 했던 1987년.

남북의 과학적 성과를 위해 비정치적 목적으로 서울행을 택했던 북의 남자. 김무사.

그가 연구를 하며 지내는 동안 남과 북은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를 대한다. 그러나 남과 북의 바람대로 전향은 이루어지지 않고 김무사 그는 끝내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인간의 길을 택한다. 결국 양쪽 모두에게 버림을 받는 김무사는 그제서야 자신이 왜 남한에 오게 되었는지 깨닫게 되지만 이미 자신은 살아있는 자도, 죽은 자도 아닌 은둔자일 뿐이다.

존재가치를 잃어버리고 신념도, 의지도, 인간의 길도 사라진 젊은 과학자 김무사를 바라보며 출세와 야망, 체제의 수호자라 여겼던 박 역시 체제 사이에 놓인 어찌할 수 없는 김무사의 운명에 대해 묘한 느낌의 이중성을 깨닫게 된다. 그로부터 김무사의 인생 뿐 아니라 박의 인생 역시나 불안하게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그리고 15년. 그들에게 역사는 어떤 물결로 흐르고 있는가.

        

                                                                                      - 드라마시티 은둔하는 북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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