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초록눈고양이

timid 2006. 4. 22. 11:34

 

그저께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갔다가 돌아오는길에

뭐가 이상하게 그르르그르르르 막 이상하는 소리를 내길래

뒤를 돌아봤더니만 고양이가 살포시 앉아있었다. 입을 벌리니까

야옹 소리가 안나고 그를그를 막 요런 소리가 나는게 신기하다 싶었는데

그냥 뒤돌아서 가려고보니까 아 글쎄 이 고양이가

난 난생처음보는 초록눈 고양이인거에요!!

[이미지사진과는 다소 다를 수 있습니다

제가 그때 사진을 못찍어서 네이버 이미지에 '초록눈고양이'를 쳐서 퍼온거거든요]

난 순간 너무 놀라서 사람들도 지나가는데 그냥

우와 초록눈고양이다!

라고 크게 외쳐버렸어요ㅎㅎ 그래도 뭐 어때요 누가 뭐라고할게 있나

저 이미지사진보다는 더 연두빛이 도는 초록눈이었지요

근데 이상하게 자꾸 고양이가 내 뒤를 졸졸 쫓아오는게 아니에요?

개들이야 그냥 정감가는 사람있으면 혹은 먹을것을 들고있는 사람이면

촐래촐래 잘 따라와서 애교를 피우지만

고양이가 그런 경우는 드문데

내가 뒤 돌아서 저놈이 어디로 가나 슬슬 살피는 눈치를 보이니까

또 막 딴청을 피다가

내가 다시 내 갈길을 가고있노라면 졸졸졸 쫓아오는게 귀여웠어요

귀엽긴한데 집에다 키우긴 좀 그렇다

마음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는데 고양이는 야생의 습성이 남아있다죠?

또 동물들은 사람이 자기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무슨 생각을 갖고있는지

다 읽어낼 수 있다잖아요

내 마음도 잘 읽어냈나, 그 생각을 하고나니까 그자리에 떡 하니 바위에 제 몸을

비벼대고 딴죽을 또 피더라고요

귀여워서 데려가 키우고 싶기도 한데

그냥 거기다 두고왔죠 뭐, 집까지 가려면 버스도 타야되는데

크기도 이미 어른 고양이가 다 되버린 초록눈고양이와 같이

버스를 탈 순 없는 일이었으니까

고양이는 웃을 수 없었지만 나는 빙긋 고양이를 보며 웃고

가려는데 초등학생 아가들이 한두명이 고양이 눈길을 끌려고 모여들었어요

초딩과 초등학생 아가들은 다르죠, 초딩은 으아우 세상에

저런 화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꼴보기싫고 하는짓 미운 놈들이고

초등학생 아가들은 아직 때가 덜탄 귀여운 애들이에요

[야옹]하고 고양이를 부르는 여자 초등학생 아이가 참 귀여웠어요

나도 웃고 여자아이도 웃고 고양이도 웃을 줄은 모르지만

아마 속으로는 빙긋 웃고있었을거에요

초록눈고양이.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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