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밑에거랑 연관지어서

timid 2005. 9. 18. 11:58

 

 

나이를 쬐끔 먹었다고 교회에 가면 요즘 여러가지를 생각한다.

여전히 내 생각은 진리라는 것과는 먼 것인걸 알지만서도

좋은 생각만은 아닌, 그냥 여러가지 설교에 대한 딴지가 자꾸 걸리는데

오늘 역시 그랬다.

오늘은 목사님이 맥아더 동상 철거 반대 시위에 나간 이야기를 몇마디 하셨다.

[우리는 맥아더 장군을 사랑한다.]

난 이말에 딴지가 걸려서 그 시간 내내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개신교의 시작은 미국으로 건너온 청교도들에 있어서 그런건지, 내가 태어나기 훨씬 이전부터 개신교는 우익을 지지해왔다. 글쎄 그 지지한 바들이 늘 옳은지는 알 수 없다. 맥아더 장군이 과연 한국인들이 사랑할만한 '전쟁영웅'인건지 역시 요즘들어서는 초등학교 때 배웠던 이 명제가 매우 어렵게 느껴진다.

최근 몇몇의 시민단체들이 인천 자유공원에서

맥아더 장군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소동을 벌여 세간의 관심을 사고 있다.

이에 미국은 심한 유감을 표시했고 그에 정부는 즉각 대응하여 맥아더 장군 동상을 사수하리라 약속을 했다. 

한반도에 서구열강이 제일 먼저 발을 디딘 그 곳, 한국전쟁 중 열세를 면치 못하던 우익 남한군에게 반전의 기점을 마련해준 상륙작전이 벌어진 그 곳이 인천이란다. 그 상륙작전의 정점에는 더글라스 맥아더라는 미국 최고 사령관이 있었다. 그 사람이 없었다면 미국을 주축으로 한 UN군이 없었더라면 정말 혹자의 말처럼 한반도가 적화통일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를 존경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근 우리 과거사를 재조명하면서 당연하리라 믿어왔던 그 명제에 제동이 걸렸다. 그동안 누구에게도 관심받지 못하던 양민학살ㅡ한국전쟁 당시 아니,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좌우익 이데올로기 대립으로인해 벌어진 그 참상이 역사속에서 무거운 먼지를 털고 우리 앞에 실체를 드러냈다. 한국전쟁이라면 사회주의-민족주의 진영간의 극한 대립만을 생각했던 우리로서는 상당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양민학살의 배후에 미군이 있다는 것이다. 나는 역사를 잘 몰라서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이건 우리 민족을 위해서, 양민학살로 희생된 무고한 사람들을 위해서 분명히 진위가 밝혀져야 할 것이고 그동안 안보를 위시하며 쉬쉬해왔던 정부에서도 이젠 국민들의 의식이 압제에 순순히 굴복하리만큼 단순하지 않다는 것이다.

실증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한반도의 화해분위기가 조성되어있다. 물론 양측이 하나로 통일되기까지 우리가 넘어서고 허물어야 할 벽들이 너무 높고 많지만 멸공, 반공을 국시로 내걸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우리는 좀 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남북 현대사를 바로잡고 진실의 윤곽이 뚜렷이 드러날 때 그 때 맥아더의 잘못을 묻고 동상을 철거해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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