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추위도 무시못할만큼 매섭던 나의 어린 바닷가
여름엔 바지락 겨울엔 굴을 따다 채운 가난한 호주머니
시골의 장터 오늘은 일요일
해뜨기 한참도 전 대야를 이고 향하는
할머니의 꿈 우리건강한 꿈, 빌고 또 비는 할머니의 꿈
채익지도 않은 삼백원짜리 수박에도 우린 기뻐했었지
몸시 아프던 날, 나를 들쳐업고 달리던 땀에 젖은 등자락
이제 난 알지 돌아가셨어도
나에게 누나에게 살아있음을
어머니,아버지에게서 숨쉬는
할머니의 마음은 바다처럼 넓어라
마음은 바다처럼 넓어라
- 루시드 폴, [할머니의 마음은 바다처럼 넓어라]
라디오에서 무심코 이노래를 듣는데 왜 다 듣고 나니까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할머니의 사랑은 어디에서 솟아나는걸까, 우리 엄마 아빠의 사랑과는 조금 다른, 조금 더 오래되서 촌스럽고 진부해보여도 너무나 따뜻한, 연분홍 앙고라니트같은 할머니의 사랑.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갑자기 그리워졌다. 주고 또 주고, 주셔도 더 주고싶은 할머니의 바다같이 넓고 깊은 마음. 나는 언제쯤에야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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