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침 2-
------------------------------------- 이 아래는 아래 thismanstory님의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원글에서 말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어서 추가하였습니다. ------------------------------------------- 원글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는 애니메이션 쪽 사람이고, 스크린쿼터에 대해 영화인들처럼 치열하게 생각해온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왠지 제가 영화인들을 대변(?)해서 쿼터 사수를 주장하고 있는 것 같아 민망하고 겁이 나기도 합니다. 자칫 헛소리를 해서 정말 이쪽에 목숨이 걸린 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해서입니다. 그러나 님께서 꼭 답변을 바라신다기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몇자 적을까 합니다. 솔직히 저도 최민식씨나 한채영씨가 사채광고 하는 걸 보고 꼭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라고 화도 났었고, 여러 분들이 말씀하신대로 스타들이나 투자자 등이 문화로서의 영화에 대해 대승적으로 고민함이 부족한 상태에서 위기가 닥치니까 국민들에게 그런 점을 거꾸로 요구하고 있는 면이 없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여자크레딧과 같은 회사는 사채업자가 아니라고 하시는 분들 계시던데 경험자로서 말씀드리자면 별로 차이 없더군요... 웬만하면 그런 데서 돈 빌리지 마시길...특히 한채영 나오는 "여자크레딧".. 이갈린다..) 그러나 그런 점들을 고려하더라도, 결국 피해는 스탭이나 기획자 등이 보게 된다는 점을 강조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고래와 잉어가 싸우면 새우등이 터지게 생겼습니다... 나머지는 하나씩 제 의견을 달도록 하겠습니다. 3.스크린쿼터는 나쁘다? 우리 영화가 지금 잘 팔리고 있나요? 영화는 벤처산업이고 애니는 굴뚝산업입니다. 영화업, 특히 극장만 바라봐야 하는 한국 영화업은 기본적으로 정말로 취약합니다. 외국처럼 머천다이징이나 DVD 안내냐구요? 전국민이 P2P로 영화를 다운받지 않고 최소한 대여업계라도 살아난다면 좀 나아지겠지요. 그리고 영화 하시는 분들이 줄기차게 말씀하시는대로... 영화는 대표적인 "대중문화"입니다. 자동차와 영화는 다릅니다. 한국 애니가 죽어가는 사이 우리 어린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들... 예를 들어 케로로가 일본 군사계급을 그대로 따온 군국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 위험하다고 말씀드리지 않더라도(롯데월드 케로로 뮤지컬 상영반대 청원도 하고 있더군요), 일본식 사고방식, 사무라이도, 다다미, 인간관계 등이 우리 아이들의 의식에 너무도 쉽고 빠르게 침투하고 있습니다. 그런 게 상관 없으시다면 할말은 없습니다만, 한류니 뭐니해서 우쭐해하는 모습들을 보면 슬퍼집니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중국에서는 한달에 개봉할 수 있는 외국영화 편수가 5편 이하여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본토든 홍콩이든 중국영화계의 등을 떠밀어 헐리우드와 경쟁해서 질을 높이라는 말을 하는 중국인은 별로 없습니다. 자유무역 이야기를 하시는데, 미국이란 나라가 반도체와 같은 물품에는 보복관세다 슈퍼501조다 뭐다해서 즉각적으로 엄청난 보복을 가하는데, 영화에는 왜 "쿼터 좀 축소해달라-안그러면 보복하겠다"라고 "말"로 요구하는지 모르시겠습니까? 4.스탭을 방패막이로? 개방하면 우리 영화도 더 체질이 강해질거라는 말씀이 요지인 것 같습니다만, 그것이야말로 님의 희망사항입니다. 그리고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우리는 자유경쟁을 할 수가 없습니다. 자유경쟁이란 미국이 한국땅에서 돈을 버는 것과 같이 한국도 미국에서 영화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합니다. 차라리 애니메이션이라면 미국과 자유경쟁이 가능합니다. 왜인지 아십니까? 아치와 씨팍을 덤앤더머라는 이름으로 바꾸어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캐릭터는 국적불명으로 만들기 쉬우니까요. 그러나 영화는 다릅니다. 영화와 같이 실사 캐릭터가 나오는데 여기 동양인이 나오면 미국내에서의 흥행이 극히 제한되기 때문입니다.(일반적인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한두편은 몰라도 백인들이 나오는 영화처럼은 절대 안됩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흑인들도 영화 주인공 잘 못하지요? 동양인들은 백인이 나오는 영화에 거부감이 없지만 백인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왜 심형래씨가 디워를 굳이 미국 배우 데리고 찍었을까요? 또다른 예로, 스리랑카 영화, 인도 영화를 할리우드 영화처럼 아무 불편함 없이 한국인 대중이 봐줄까요?(한국배우가 나온 영화처럼 흥행할 수 있을까요?) 백인들은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 않습니다. 저는 카투사 출신입니다. 알게모르게 인종차별... 직접 당하지 않으면 모릅니다.(물론 인종차별 이야기를 하자는건 아닙니다.) 요는, 한국인이 나오는 영화가 한국에서 미국영화가 하듯이 미국에서 경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말입니다. 이러한 불공정 경쟁의 조건이 제작비 논쟁에 묻혀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과 경쟁이 불가능한데 왜 자꾸 자유경쟁을 하자고 하십니까? 5. 저는 조폭영화를 비호한 적은 없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별로 답할 필요를 모르겠습니다. 7. 여기에 대해서는 4번 답변과 중복될 것 같은데요, 좀더 현실적으로 보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원글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영화 소고기 농업 금융 등등을 모두 포기해가면서, 국민적 논란 속에서 FTA를 체결하는 것이 대세인 것처럼 이야기가 되고, 또 FTA가 되면 우리 경제가 나아질거라는(즉 반대급부가 엄청날거라는) 이야기에 대해 저는 전혀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미리 말씀드렸지만 정말 FTA만이 대한민국의 미래라면, 그게 정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 저는 제 글을 모두 삭제하겠습니다.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한국 출판사들을 전부 합해서 300억이면 산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300억이든 3천억이든, 미국의 다국적 출판사인 랜덤하우스의 자본력에 비하면 정말 우스운 수준이지요. 그거 아십니까? 요새 책들을 잘 보시면 랜덤하우스중앙이니 뭐니해서 랜덤하우스 이름이 들어간 출판사들이 늘고 있고, 그런 이름을 쓰지 않는 출판사들 중에서도 랜덤하우스 등의 자본으로 책을 찍고 있는 한국 출판사가 많다는 사실을요. 이들 미국계 출판자본은 책에 자기들 이름 안넣어줘도 상관없다고 합니다. 왜그럴까요? 어느 시점에서 한국 출판시장 전체를 먹어버리겠다는 겁니다. 미국이 왜 한국 영화시장 쿼터 축소하라고 할까요? 돈벌려고? 그게 근본 목적이 아니죠. 천천히 엎어버리고 전세계적인 판을 새로 짜겠다는 겁니다. 순망치한이라고 프랑스나 중국 등의 쿼터도 신자유주의의 이름으로 깨버리겠다는 겁니다. 쿼터 유지로 한류 일으킨 한국 이라는 프랑스, 중국 등의 핑계거리를 없애버리겠다는 겁니다. 순진한 건 제가 아니라 님입니다. 1. 스타들이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것과 스크린쿼터가 공감대를 얻지 못한다는 것을 구분해주시기 바랍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에 대해서는, 대부분 가정에 근거해서 말씀하고 계시기 때문에 제가 말씀드릴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고침- 제 글이 분야 베스트에 올라 있네요. 베스트에 올라가지 않았을 때는 리플이 네 개였는데 올라가니까 60개가 달리네요. 주욱 읽어봤는데 재미있네요.^^ 각설하고, 몇 가지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 간단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저는 알바가 아닙니다. 시나리오 작가 주제에 글을 못써서 죄송합니다.ㅠㅠ 그러나 1주일에 한 번 부모님 댁에 가는데, 부모님 댁에 도착했어야 할 시간에 이 글을 써야 했고, 그리고 설마 이렇게 관심(?)을 끌지는 생각 못했기에 그냥 생각나는 대로 두서없이 썼습니다. 어쨌든 저는 알바는 확실히 아니구요^^ 제 이름을 밝힐만큼 무모하진 않지만 (주)아툰즈의 "우당탕탕 재동이네" 등의 애니메이션에 참여했고, 요즘은 학습만화 콘티 작업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선배와 함께 자본금 5천만원짜리 애니메이션/만화 기획사 만들었다가 말아먹고 다시 프리랜서 생활 중입니다. 다음 아고라 베스트에 올라간 건 두 번째인데, 애견 키우면 10만원 부과하겠다는 까칠한 국개의원에 열받아서 쓴 글이 처음 올라갔었습니다. 제 아이디로 검색하시면 그 때 제가 쓴 글이 있습니다. 그래도 제가 알바라는 분이 계시다면... 뭐 할 말 없네요. 2.쿼터 때문에 재미없는 영화를 강제로 본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십시오. 광고나 예고편, 또는 주위 사람들의 입소문 등에 속아서 재미없는 영화를 "모르고" 본 것이지, 재미없는 줄 "알면서도" 쿼터 때문에 "할 수 없이" 보시지는 않지 않나요? 어제 새벽에 동대문mmc에서 "아치와 씨팍"을 봤습니다. 눈물이 나려고 하더군요. 우리나라와 같은 악조건에서 이정도 퀄리티와 스토리의 애니메이션이 아직도 나올 수 있다니.. 맞는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프로 저변 없이 몸빵(?)하는 축구 국대가 생각나더군요. 저는 저 자신에게 강제로라도(?) 아치와 씨팍을 극장에서 세 번 이상 볼 것입니다. 아치와 씨팍 광고하냐구요? 네, 광고합니다. 그러면 안되나요? 꼭 애니메이션이라서가 아니라 정말 재밌습니다. 꼭 보세요. 쿼터가 몇 달 전에 이미 줄어 있었다면 이 생소한 "성인 애니메이션"은 헐리우드 대작들에 밀려 저-기 구석탱이 극장에 1,2주 간신히 걸려 있다가 곧 내려갔겠지요. 이게 그렇게 이해가 안되시나요? 3.스크린쿼터는 나쁘다? 그게 나쁜가요? 그 얘길 왜 한국 사람이 하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논리적으로 볼 때 쿼터를 줄이자고 주장하시는 분들은 결국 FTA에 찬성한다는 말씀인데,(FTA가 없었다면 쿼터 얘기도 크게 불거지지 않았을 테니) 여기서 찬성하시는 분들은 FTA에 대해 깊게 생각하고 그런 말씀을 하시나요? FTA 자체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여기서는 논외가 되지만, 문득 궁금해져서 그럽니다. 4.스탭을 방패막이로? 쿼터 줄면 스타들은 더 좋아집니다. 물론 스타들도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겠지만요. 저는 영화쪽 분들이 여론의 흐름을 읽고, 스타들 말고 스탭들이나 학자, 기획사 경영진 등 다양한 "업계 종사자"들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리도록 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타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논점이 이상해져버린 것 같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쿼터로 인해 스탭(+업계 종사자)의 처우가 좋아지거나 하지는 않았고,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쿼터가 줄면 그들에게 적어도, 최소한 플러스가 될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스탭의 처우가 나쁜 것은 스탭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지 스타가 스탭의 피를 빨아먹기 때문은 아닙니다. (이렇게 쓰면 제가 스타를 옹호한다고 댓글 다는 분이 있겠죠?-_-a) 제 동생은 영화감독 지망생이고, 지금은 영상편집을 하면서 입에 풀칠을(?-저보단 낫습니다만^^) 하고 있습니다. 물론 쿼터 축소에 분개하고 있지요. "신호등이 제 역할을 잘 한다고 해서 신호등을 치워야 하나?"라고 하더군요. 이제 저나 제 동생이 좋은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만들더라도 극장에 걸리는 것이 더 힘들어졌고, 그렇기 때문에 투자받기도 더 어려워졌으며, 우리 형제의 미래는 좀더 암울해졌습니다. 5.조폭영화나 양성하는 저질 한국영화를 보기 싫다? 저도 기획자로서 몇 년 이상씩 고민해 왔지만, 소설이나 출판만화와는 달리 대규모 자본과 인력이 투입되는 영화나 애니메이션 기획의 철저한 대명제는 "시장의 흐름을 읽고 시장이 원하는 것을 만든다"라는 것입니다. 이때 시장이란 물론 관객이 되겠지요. 수십억을 날린 뒤에 뒤통수를 긁적이면서 "미안하다"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조폭영화가 아직도 나오는 건 아직도 그게 시장에 먹히기 때문입니다.-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투자자들이 "코미디와 조폭이 통한다"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기획자들이 그런 영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물론 만약 홍콩영화처럼(사실 홍콩영화에 대해 잘은 모릅니다만 일단 단순화해서 비교하겠습니다.) 자국내 영화가 쿼터를 채우기 힘들 정도라면 그건 다른 이야기가 되겠지만 다행히 아직은(?) 우리나라 영화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7.마지막으로, [미국 하원은 자국민들에게 헐리우드만이 아닌 다양한 문화권의 영화를 보여주기 위해 "비 할리우드 영화의 5% 쿼터제"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위 문장은 허구이지만, 이 5%가 우리나라 영화계(업계 종사자를 포함해서... 업계 종사자라는 말은 좋아하진 않습니다만 여기서는 가장 정확한 표현인 것 같아 사용합니다.)에 좋을까요? 나쁠까요? 쿼터는 이미 축소되었습니다. 저는 대학시절 학생운동도 조금이지만 해봤고 노무현 대통령 후보를 정말 좋아했었습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끔찍하군요. 네, 물론 정말로 쿼터가 줄어서 한국 영화 경쟁력이 더 살아날지도 모릅니다. 그건 아무도 모르는 거지요. 그러나 여러분이 가장 착각하시는 것은 FTA나 쿼터 축소로 인해 자유경쟁이 될거라는 생각입니다. 저 갓 (뎀) 블레스 아메리카에 억단위 인구와 50여개 주라는 시장(한 영화를 50번 팔아먹습니다.), 그로 인한 10대 1, 아니 100대 1의 자본 투입이 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미 그들은 이기는 게임을 하고 있는 겁니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걸 믿고 다윗을 골리앗 앞으로 내모는 건 무책임하지 않나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원문 ------------------------------------------------ 저는 30세의 시나리오 작가입니다.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시나리오도 쓰고 영화 시나리오도 가끔이지만 씁니다. 원래 스크린쿼터 논란에 큰 관심은 없었는데, 이 게시판에 스크린쿼터 관련해서 올라오는 글들을 읽으며, 마감이지만 너무 답답해서 몇 가지만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1. 가장 답답한 것은 여러분이 말씀하시는 영화계의 많은 문제가 스크린쿼터 축소로 해결되는 것이 아닌데 스크린쿼터 축소가 대안인 것처럼 이야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외제에 환장한 오만한" 스타들의 개런티 거품이 스크린쿼터 축소로 해소될까요? 언젠가 성룡이 홍콩 투자자들은 자신과 이연걸, 유덕화 등의 스타가 나오지 않으면 아예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고 말한바 있습니다.(김희선 성룡 논란인가.. 뭐 그때 그런 이야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즉 이 게시판에서 종종 비교가 되는 홍콩영화야말로 스타에 목을 매게 된다는 것입니다. 쿼터가 축소되면 자본이 더 보수적이 됩니다.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것인데 스타가 없으면 투자하려고 할까요? 작금의 스타시스템은 쿼터 때문도 아니고 쿼터의 결과도 아닙니다. 스타를 문제삼는 분들은 헐리우드의 2천만달러 그룹 영화배우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들이 한국 연예인보다 기부도 하는 등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있다는 분들.. 순진하시다고 할 수밖에 없네요..;; 2. 스크린쿼터의 문제는 사실 애니메이션과 만화쪽 일을 주로 하는 저에게는 그나마 사치스럽달까? 부럽달까... 하는 느낌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우리나라 애니메이션과 만화는 거의 몰락 상황이니까요. 흔히들 알고 계시듯이 우리나라 애니메이터 분들과 만화가 분들은 정말 세계 최고급의 실력을 가진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왜 안될까요? 왜 망한다는 얘기가 오래 전부터 나오고 있을까요? 이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이야기할 것은 아니지만, 업계 종사자(투자자+제작자+스탭 등등..)의 입장에서 최소한의 수익 또는 최선을 다했을 때 정당한 인정과 대박이 날 것이라는 희망이 없으면 작품의 질이 낮아지고, 이에 따라 사람들이 외면하고, 그로인해 판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한국영화와 한국 애니메이션은 쉬리가 나오기 전까진 입지가 비슷했지요? 그때 체육선생님이 "나는 한국영화는 안본다"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던 모습이 지금도 선합니다. 그런데 왜 영화는 뜨고 애니는 죽었을까요? 그것은 쉬리로부터 시작되는 좋은 영화들로 인해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스타가 많이 가져가고 스탭은 굶는다는 것은 이 논의에서는 중요하지 않습니다.(그 자체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어쨌든 판이 커졌고, 재능있는 사람들이 목숨걸고 일하고, 그에 따라 관객이 모여 돈을 벌고, 이것이 다시 투자되는 선순환구조가 영화는 성공했지만 애니는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아마게돈, 블루시걸 등으로 이어지는 실패담은 여기서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되겠지요..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 글쓰는게 직업이다 보니 금방 글이 길어지는 점 이해해주시구요, 스크린쿼터는 영화가 문화냐, 스타가 돼지색히냐 등과 같은 문제 이전의 것인데 자꾸 지엽적인 것들을 감정적으로 몰아가시는 분들이 많아서 안타깝습니다. 스크린쿼터 축소되도 스타시스템은 건재합니다. 내기를 걸어도 좋습니다. 그러나 관객은 분명 손해를 봅니다. 10년이 걸리든 1년이 걸리든, 분명 눈에 보이는 날이 있을 것입니다. 할리우드는 자국 국회의원들과 관료를 움직여 한국을 깨고 프랑스를 치려고 합니다. 문화? 독립영화? 자본의 힘 앞에서는 순진한 소립니다. 3. 덧붙여,,, 지금 방송용 애니메이션은 문제가 많긴 하지만 어쨌든 방송총량제라는 이름으로 일종의 쿼터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애니메이션 시나리오도 쓰고 직접 기획하기도 하는 입장에서 보면 이 5%라는 쿼터가 심정적으로나마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싫어도 국산 애니메이션을 틀어야 하고, 이 5%를 보고 중소 애니메이션 회사나 저같은 사람들이 혹시나 하는 희망을 갖고 여기저기 투자자를 만나러 다닐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실제로 저도 그렇고 주위의 비슷한 업종의 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대형 애니메이션 업체들은 물론 크게 목매진 않겠죠.) 즉 쿼터라는 것의 효과는 배에 기름낀 스타의 배를 불려주는 것이 아니라 관련 업계 종사자(스탭보다 더 넓은 의미에서)들이 좀더 많은 작품을 생산하게 하는 동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
출처 : 시나리오 작가입니다.. 참 답답하군요.
글쓴이 : 뭉치아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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