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담이
그렇다.
비담이는 똘끼있다.
그렇다.
비담이는 외롭다.
그렇다.
비담이는 모성애를 자극한다.
그렇다.
비담이는 덕만공주에 대한 짝사랑에 남몰래 속앓이한다.
그렇다.
비담이는 잔인하다.
그렇다.
비담이의 속은 알 수 없다.
그렇다.
비담이는 머리가 비상하다
그렇다.
비담이의 용모는 매우 수려하다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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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담이는 매력적이다.[ㅜㅜ]
한국 드라마 역사상 이제까지 있었던 어떤 캐릭터들보다 독보적인 매력을 갖고 있다.
모두를 경악시킬 똘끼와 모두의 연민을 살만한 여린 속내를 가진 비담이.
그는 태어나자마자 어머니에게서 버려졌고
줄곧 엄한 스승 밑에서 자라났다.
스승은 스승에게 칭찬을 받고 싶어했던 그의 행동을
독기와 잔인함으로 치부하고 그를 마음으로부터 밀쳐냈고
그걸 알면서도 누군가에게 두번 다시 버림받고 싶지 않은 마음에
냉담한 스승을 끝까지 따랐고 그를 좋아했다.
그렇게 살다가 우연히 알게된 총명하고도 대담한 한 여인에게 매력을 느껴
그녀를 돕기 위해 궁궐에 들어왔고
그곳에서 자기를 버렸던 어머니와
그에 대적하는 그녀 사이에서 갈등한다.
비담이는 두 사람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동시에
두 사람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없는 존재였고,
두 사람 모두에게 선택받을 가능성이 있는 존재인 동시에
두 사람 모두에게 선택받을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사랑하는 여인에겐 마음에 품은 다른 남자가 있고
어머니는 그를 인정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사랑하는 여인은 그를 필요로 하고
어머니는 그를 주시하고 있다.
그 미묘한 위치에 비담이는 위태롭게, 그러면서도 태연하게 서 있다.
그는 두려움이나 걱정이란 건 모르는 사람처럼 하하하 잘 웃기도 하지만
자기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두려움과
누군가에게 다시 버려질 수 있을 거란 불안에 똘똘 뭉쳐진 삶을 살았다.
그 어두운 내면을 가리기 위해 낙천적인 가면은 더 두껍고 똘기[?]로 보일 정도로 경박스럽다.
양 극단의 운명을 타고난 불쌍하면서도 용감하고 멋진 아이 비담이.
그의 운명을 동정하게 되면서도 왠지 기대고 싶은
아이같은 순수함과 여린 마음,
그리고 필연적인 어두운 마음
그 모든것을 감추려는 유쾌함까지.
소화하기 힘든 캐릭터임에도 김남길은 상당히 이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잘 그려내고 있다.
이런 비담이에게
끌리지 않는 게, 미친거 아냐?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