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메 칸타빌레
컴퓨터로 동영상은 잘 안보려고 노력한다.
특히 드라마같은건, 빠져버리면 헤어나오질 못할까봐.
그런데 하도 주변에서 [노다메, 노다메]난리가 난 차에
자주 가던 인터넷 카페에서 그 유명한 [노다메]를 보고 너무 재미가 있어서 3회를 연달아 봤다.
물론 재밌어서 더 보고 싶었지만 이미 결말을 알아버린 터라 별로 미련이 없었다.
정말 재밌다. 치아키의 빛나는 카리스마와 노다메의 귀여움,
그리고 미네와 마스미를 비롯한 모든 캐릭터들은 죽은 캐릭터 하나 없이 역동적이고 저만의 개성으로 반짝인다.
시종일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하지만 이 드라마가 그런 캐릭터로만 승부했다면 이만큼의 호응을 얻진 못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중간중간 진지하게 나오는 치아키의 독백에서 난 그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천재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 어느 하나 부족한 게 없어보이는데도 치아키는 계속해서 고민한다.
어렸을 때 겪었던 사고로 인한 마음의 상처 때문에 괴로워하고 그것이 지금 자기가 가려고 하는 탄탄대로에
장애물로 떡하니 등장하는데 어느 누가 괴로워하지 않을까.
하지만 치아키는 멈추지 않는다. 최선의 방법으로 최고가 될 수 없다면, 여기서 주저앉아버리는 것보다
할 수 있는 한의 차선을 택하는 것도 꽤 좋을 것이라고. 그렇게 믿어버린다.
그리고 그런 그의 곁에는 그 믿음을 더욱 굳건히 해 줄
어딘가 자신과 닮은 구석이 있는 [재능이 있지만 그 길을 선택하지 않는]노다메와
남들이 가는 길과는 다른 길을 걷고싶어하는, 그것을 부끄러워하거나 장난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미네가 있으니
이제 그는 어렸을 때처럼 괴롭거나 두렵지는 않다.
치아키의 청춘은 이세상 20대 초반 세상으로의 비행을 준비하는 모든 청춘들과도 닮아있어 더 좋다.
다소 뻔해보이는 이야기에 음악이 더해지니 이보다 더 풍성한 드라마는 종전에 찾기 힘든 멋진 것이었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