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의부스러기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timid 2006. 11. 14. 20:55


 

 

How happy is the blameless vestal's lot!

The world forgetting, by the world forgot.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Each pray'r accepted, and each wish resign'd

 

[처녀의 제비뽑기와,

잊혀진 세상에 의해 잊혀져가는 세상과,

흠없는 마음에 비추는 영원한 햇빛과,

이루어진 기도와 체념된 소망들은 얼마나 행복한가?]

 

 

 어느날 갑자기 아침에 일어났을 때, 알 수 없는 예감에 몸을 떨게 되고 난 그런 사람이 아니었는네 충동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을 했을 때, 그 때 당신의 눈에 자꾸 밟히는 사람이 있다면 절대 처음 본 사람이라고 해서 지나치려고 하지 마세요, 그 사람은 어쩌면 당신이 지우고 싶을 정도로 아름답고 슬픈 추억을 안겨준 사람이었을지 몰라요. 당신이 지우고싶을 정도로 실망해버린, 하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당신의 연인이었을지도 몰라요.

 이 영화를 보는데 자꾸 토이의 [우리는 어쩌면 만약에]가 자꾸 생각났습니다.[같은시간에 우린 어쩌면 서로를 그리워했는지 모르네♬] 운명같은 건 믿지 않아요.'너랑 나랑은 운명이 갈라놓은 사랑인가봐' '너와 내가 만난 건 운명이야,' 이런 말 요즘은 고리타분해서 잘 쓰지도 않지만서도 그냥 그건 후 불면 날아가버릴 가벼운 사랑의 이별을 고할 때, 혹은 그것을 새로 시작할 때 해대는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믿어왔으니까. 내지는 '그건 내 운명과 맞지 않는 일이었어',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그런 하잘것없는 단어에 기대어 피해버리려고하는 나 자신이랑 너무 닮아있기도 하고.

하지만 인연이란 게 있다면 정말 이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인연, 억만겁을 지나서도 언젠가는 만나고야마는 지독하고도 아름다운 사람사이의 인연의 끈, 조엘과 클레멘타인은 단지 그 끈을 함께 쥐고 있었을 뿐이에요. 아무리 서로를 지우고 지워내도 결국은 [Meet me in Montauk] 꿈에서 들은 듯 아스라한 이끌림에 다시 만나고 마는 두 사람. 아 생각해보면 참 아득하죠.

다시한번 말하지만 우리 모두 아주 조금씩은 충동적일 수 있죠, 혹여 그것이 예상치못한 결과를 낳았을 때라도, 놀라거나 당황해하지 마세요. 그건 어쩌면 꿈에서, 아니면 당신의 기억 속에 그 사람의 속삭임에 무의식적으로 이끌렸던 것일 지 모르니까.

 

 

 

꿈에서 봤음직한, 나도 꿈에서 본 것만 같은 영상들. 짐 캐리의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연기. 최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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