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손석희 아나운서 국장, 16일 퇴임 기자회견 열고 결국 눈물 훔쳐
MBC 손석희(50) 아나운서 국장이 16일 퇴임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지난 아나운서 22년에 대해 "난 행복한 아나운서라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손 국장은 이날 MBC 방송센터 지하 식당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라디오 시선집중으로 골든 마우스상을 받고 싶기도 하고(20년 이상 MBC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DJ들 가운데서도 청취율 조사에서 5년 연속 20위 내에 든 DJ들에게만 수여하는 상) 100분 토론도 당분간이 아닌 '끝까지'할 것이다"며 방송의지를 강하게 표출했다.
손국장은 이날 퇴사 방이 붙음으로써 예정대로 성신여대에서 신설되는 인문과학대 문화정보학부 방송 화법 전공 교수로 자리를 옮긴다. 손국장은 방송사를 떠나지만 방송은 계속하기 때문에 "떠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청취자, 시청자분들께서 앞으로도 애정어린 질책 부탁드린다"는 말을 강조했다.
한시간여에 걸친 퇴임 간담회는 때로는 진지하고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손 국장 특유의 토론진행형식 유머를 구사하면서 이뤄졌다. 하지만 간담회 막바지 "MBC에 깊은 애정을 가져달라"는 부탁의 말을 하던 손석희 국장은 정든 MBC를 떠나는 것에 대한 감정이 북받쳤는지 굵은 눈물 방울을 떨구었다. 이날 퇴임기자 회견자리에는 아나운서 국의 최재혁 부장 및, 신동진, 최윤영, 이주연 아나운서 등이 자리를 함께 해 꽃다발을 전달하고 우의를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손국장과 기자들간에 나눈 일문일답.
-진통겪은 사표처리문제가 결정된 후 심정은?
최 문순 사장께서 어제 얘기 하는 와중에 보도 내용중 수정 할 부분 있으니 간담회 하라고 지시하셨다. (웃음)
MBC 가 어려운 상황인데 타격을 받지 않겠느냐 라는 얘기가 나왔는데 저는 그런 생각하지 않는다. 저 한 사람이 들고 난다고 흔들릴 조직 아니다.MBC는 그동안 위기를 잘 극복해온 바 있다. 저 자신의 변화에 대한 영향, MBC 입을 타격 이런 것은 적당한 평가는 아닌 것 같다. 많이 걱정해 주신것에 대해 고민도 많이 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경영진에서는 어떻게 말하면서 사표수리를 했는가?
어제가 수리된 날이고 방은 오늘 붙었다. 적은 옮기지만 방송은 계속 할 것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헤어짐으로 하자는 얘기 있었다.
-사표의 결정적 계기는?
살다보면 마지막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 마지막 선택이 될 것 같다. 학교로 가는 것은 오래전 부터 생각해 왔던 문제다. MBC에서 방송 생활을 다 끝내고 갈 것이냐 아니면 조금 일찍 병행할 것이냐에 대한 선택 와중에 조금 일찍 기회가 왔다. 하고 싶었던 학교일도 할 수있는 것이고 그래서 결정했다. 물론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학교일의 어떤부분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나?
상식적인 수준으로 생각해 달라. 우선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쳐본 경험이 6년전인 2000년에 시작됐다. 보람도 있었고 재미있었다. 중간에 쉬기도 했지만 6년여다. 나름대로는 현장에서 익힌 것들이 있다면 제가 나눌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나누는 것이 보람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표를 내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평가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시대적으로 어려운 1984년도 시기에 들어왔고 저 자신에 고민도 많이 했고동료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이제까지 'SURVIVE' 해왔다. 감히 말씀드리면 국민들의 지지랄까 많은 격려를 받은 행복한 아나운서 였다.
-아나운서 후배들에게 해줄 애기가 있다면?
아나운서가 설자리가 없어졌다. 그건 잘 모르는 말씀이다. 아나운서는 포도주와 같아서 향이 나올때까지 우러나야 한다고 예전에는 생각들 했었다. 지금 눈여겨 보시면 결코 아나운서 자리가 줄어들었다는 얘기는 말이 안된다. 1년여 국장하면서 아나운서 사람이 모자랄 만큼 바쁘다. 그만큼 필요로 하는 곳 많다. 아나운서는 일회용으로 망가지는 것 옳지 않다. '정칙'이라고 하면 될 것 같다. 전문성 어느 분야든 진행 기술자가 아니라 자신의 역량을 잘 만들어 나갈 수 있어야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방송국을 떠나면 의견을 좀더 자유롭게 표현할 기회가 넓어질 것 같다
MBC 내에 있었다고 해서 의견을 말하지 못한적은 한번도 없다.
-성신여대 외에 제안 받은 곳이 또 있나?
노코멘트다. 성신여대는 주도적으로 할수 있다는 면에서 매력 있었다.
-타방송에서 제의 온다면 프로그램 할 생각있나?
없다. 여전히 난 MBC 하면 연상되는 인물이라는 점 스스로도 이해하고 있다. 골든 마우스 욕심난다. 당분간 방송 계속하는 게 아니라 끝까지(?) 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하고 싶다.
라디오 본부장이 '시선집중' 프로그램 전속으로 가자고 제의 해 주셨는데 고마운 얘기다. 100분토론도 계속 맡을 것이다.
-교수직 제안 받았을때 누군가에게 조언 받았나? 부담은?
조언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저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늘 똑같은 부담을 갖고 있다. 부담을 느끼는 데는 어느정도 훈련이 되어있다. 하지만 견딜수 있을 것 같다.
-정치권에 대한 끝없는 설에 대한 입장?
안간다. 더는 말씀 안드려도 될 것 같다. 몸세탁 관련 기사는 정말 황당했었다. 정치권과 관련된 영입설 문제는 200% 틀린 얘기다. 0.001% 도 없었겠느냐? 하고 물으신다면 0.000001%정도 있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것도 아주 잠깐 이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 정치권에 대한 질문이 나올때마다 내가 느끼는 점은 '아니 도대체 내가 뭔데' 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방송 통해서 좀 알려졌다고 내가 뭔가 정치권에 적합하다는 생각을 한다면 그건 아니다.
-앞으로 방송할 때 혹 어려움이 생기지 않을까?
아는 사람한테 더 혹독하게 대할 때가 있어서 더 당황하는 경우가 있다. 현안에 대해서 결코 편향된, 침해받을 부분은 200% 없을 것이다. 시선집중이나 100분 토론은 MBC로부터도 독립적인 방송이다. 만일 방송이 공정성에서 심각하게 침해받는다면 떠나야 하지 않겠느냐. 나의 신분변화로 인해서 프로그램에 영향을 받을 일 없다. -앞으로 MBC가 변화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MBC 조직의 장점은 가령 황우석 교수관련 PD수첩 방송이 나갈수 있었던 바로 그런 자세와 태도에 있다. 결국 시청자들의 사랑도 많이 되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교수가 될 것 같은가?
열심히 하는 교수가 되겠다. 방송화법 학부장이 된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노력하겠다.
-가족들의 반응은?
고민 많이 들 하더라. 정하고 나니까 머뭇머뭇 하다라. 반대도 있었고...
-사람의 에너지가 한계라는 것이 있는데 양쪽 모두에 전과 같이 할수 있겠는가?
일을 할수 있는 총량은 나가거나 안에 있거나 똑같다. 학교일이나 방송일이나 일에 기울어짐이 없도록 하겠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남궁성우 기자 socio9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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