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가르치고 싶다” 민감한 시기 사표
손씨 “정치권 진출할 생각은 200% 없다”
[조선일보 최승현 기자]
MBC의 ‘간판’으로 활약해 온 손석희(50) 아나운서 국장이 성신여대 문화정보학부 교수로 이직(移職)하기 위해 MBC측에 사의(辭意)를 표명했다.
손 국장은 31일 “2월 중 성신여대에 신설되는 인문과학대 문화정보학부 교수로 자리를 옮기려고 한다”며 “하지만 아직 회사측에서 사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손 국장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회사측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제 입장을 여기저기 떠들어대면 언론플레이처럼 느껴질 수 있어 조심스럽다”면서도 “학생들을 가르치는 새로운 일에 매진하고 싶어 22년간 몸 담았던 MBC를 떠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말했다.
성신여대 문화정보학부는 올 1학기 첫 신입생 60명을 받으며, ‘문화자원 콘텐츠’와 ‘방송화법’ 등 2개의 세부전공으로 구분된다. 손 국장은 그 중 방송화법 전공 전임 교수직을 맡게 된다.
MBC는 31일 현재 손 국장의 사의 표명을 철회시키기 위해 최문순 사장부터 설득 작업에 나선 상황이다. TV와 라디오를 넘나드는 대표적인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서 손 국장을 놓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손 국장은 “(사의 표명에) 전혀 다른 이유는 없는데, 요즘 때가 때이니만큼 외부에서 오해를 할까 걱정”이라고 했다. “정치권에 진출할 의사가 없다는 뜻이냐?”고 묻자 “200%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손 국장은 “표준FM(95.9㎒)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TV ‘100분 토론’은 회사에서 허락해 준다면 계속 진행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제 생각은 MBC에서 일은 그대로 하면서 적만 옮기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외부에서는 제가 떠나면 MBC에 큰 타격이 있을 것처럼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제가 보기에 별다른 타격은 없을 것”이라며 “회사측과 이야기가 마무리되면 다시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손 국장은 지난 84년 MBC에 입사해 ‘뉴스와이드’, ‘뉴스데스크’ 등을 진행해 왔다. 그는 97~99년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 대학원 저널리즘 석사를 마쳤고, 연세대 겸임교수직을 맡는 등 여러 곳에서 강의를 해 왔다.
(최승현기자 [ vaidal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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