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의부스러기

왕의 남자

timid 2006. 1. 31. 15:43


기대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볼만했던 영화.

동성애라는 낯선 소재가 마음을 흔들고 눈물을 흘리게 할줄이야.

원래 난 사랑영화보면서 울진 않았는데, 장생이 날 울렸다.

애증.주연 네 명 모두가 그 복잡한 감정을 잘 그려내었다. 

그들은 극 안에서 모두 연산이고, 녹수고, 공길이고, 또 실존하지 않지만

실재하는 듯한 장생이다.

그중에서도 감우성이라는 보석같은 연기자가

이준기의 미모에 묻어가고 있는 지금이 좀 아쉽다.

난 개인적으로 이준기보다는 감우성에 한 표.

흥행에 성공한것은 그래도 정말 다행이다. 비주류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동성애가 흥행영화의 소재가 됬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가 개방화되었다는

사실임과 동시에, 우리 영화에 참신한 소재거리가 다시금 등장했다는 것을

여지없이 입증한다.

이준익 감독의 연출력도 전작에 비해 매끄러워졌고 작품성 또한 탁월했다.

 

[그러다 궁에들어와서는...이렇게 눈이 멀어 볼걸 못보고....

 어느잡놈이 그놈마음 훔쳐가는것을 못보고,

 그마음이 멀어져가는것을 못보고...  ]

[징한놈의 이 세상, 한판 신나게 놀다가면 그 뿐! 광대로 다시 만나

제대로 한번 맞춰보자..!]

 

 

징한 놈의 이 세상, 한판 신나게 놀다가면 그 뿐!

자유롭게 한 세상을 놀다간 광대,

삶의 전부를 걸어 신명을 자아낸 그야말로

진정으로 더 가질것없이 모든 것을 누린 왕이다.

제 생을 던져서 신명난 한 판을 놀았던 장생과 공길,

그의 앞에서 오늘의 소위 [광대]짓하는 이들은 얼마나 떳떳한가.

그들의 춤사위 하나하나에 웃고 우는 우리들은, 과연 그들처럼

무언가에 생의 전부를 걸 만큼 용감한가.

그들에 비해 우린 또 얼마나 낮은 사람인지 참 부끄럽기도 했다.★★★★☆

왕의남자보고싶구려.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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