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김명민 연기대상 타다!!
연기대상 김명민, 절망끝에 핀 인동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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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대상 김명민, 절망끝에 핀 인동초다
[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김명민은 10년이란 모진 세월을 견디어냈다. 엷은 잎 몇 개로 모진 추위의 겨울을 이겨내 끝내 꽃을 피우는 인동초처럼 그는 10여년의 연예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무명의 설움을 견뎌 마침내 2005년 12월 31일 그의 자랑스러운 이름을 브라운관 너머의 수많은 시청자에게 강렬하게 각인시켰다. 바로 2005 KBS 연기대상의 최정점, 연기대상을 수상한 것이다.
“한때 모든 것(연기)를 포기할 생각도 했었다”고 수상소감에서 밝혔듯이 김명민은 1996년 SBS탤런트 공채로 연예계에 입문했지만 수많은 연예인중의 한사람이었다. 동기들이 화려한 스타로 발돋움 할 때 그는 연기자로서 그의 존재를 확실하게 각인시키지 못했다. 좌절과 절망의 연속이었다. 그는 그 좌절과 절망 속에서 연기의 열정이라는 잎 몇 개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불멸의 이순신’을 꽃피워냈다.
그런 그였기에 이날의 대상 수상은 김명민에게는 연기 인생의 전환점을, 그리고 시청자에게는 하나의 용기의 표상을 던져주는 단초였다.
10년만에 연기자로서 만개하게 한 ‘불멸의 이순신’은 연출자가 말하듯이 최악의 조건과 상황에서 단역 연기자를 포함한 연기자 그리고 모든 스태프들의 열정 하나만으로 완성도를 유지했던 대하사극이었다.
그 열정의 중앙에 김명민이 있었다. 김명민이 “이순신 장군을 연기하게 했던 건 제 인생의 큰 행운입니다. 정말 장군님 그토록 정신적 고통을 주시더니 큰 상을 안겨주셨군요"라는 수상소감을 밝히며 눈물을 흘렸다. 그 눈물은 그가 노력과 성실성으로 물리적,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이겨낸 값진 결과물의 결정체였다.
방송사 드라마 제작 환경이 달라져도, 출연료가 올라도 여전히 젊은 연기자들이 기피하는 것이 사극이다. 왜냐하면 현대극과 달리 사극은 연기에 있어 연기자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장기간 방송되는 이유 때문이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작업하기에 무엇보다 자신의 양보가 필요하다. 더욱이 폭발적인 반응도 얻기 힘들다. 물론 최근 퓨전 또는 트렌디 사극의 출연으로 사극을 통해 인기를 얻는 스타가 배출되지만 정통사극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 이 때문에 젊은 스타들은 정통 사극을 기피한다.
지난 8월 28일 104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 전통사극 ‘불멸의 이순신’은 새로운 이순신상을 시청자에게 각인시키며 다양한 실험을 꾀하는 사극으로 평가받을만 했다. 완전무결한 성웅이 아닌 인간적이며 개혁적인 성격이 강화된 인간의 얼굴을 한 영웅, 이순신이었다. 완벽무결함의 성웅으로 견고하게 인지된 이순신을 인간의 얼굴을 한 영웅으로의 변모는 많은 이에게 모험이자 도전이었다. 그 모험과 도전을 성공시킨 이가 바로 김명민이다.
‘불멸의 이순신’은 수많은 조연과 엑스트라들, 스태프들의 땀방울이 만들어 놓은 결과이다. 이중에서 한 사람이 찬연하지 않지만 은은한 빛을 발산하는 스타가 있었다. 바로 타이틀롤을 맡은 김명민이었다. 그는 1년 6개월동안 장기간 방송되는데서 올 수 있는 연기 페이스 조절 실패를 연기에 대한 진지함과 성실함으로 극복하며 상황에 맞는 이순신의 인간적인 측면을 드러냈다.
그의 연기는 회가 거듭할수록 정교해졌고 농익어감을 브라운관에서 몸소 보여줬다. 현대극에서의 그의 연기는 약간은 딱딱했고 감정의 폭 조절은 좁은 편이었다. 그야말로 반고체같은 연기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이순신에서의 그의 연기는 상황에 맞는 기막힌 그림을 그리는 액체같은 연기자가 돼가고 있다.
그가 역적의 아들로 굴욕의 세월을 살았을 젊은 날의 비감함과 수군통제사로 군과 백성에게 신망 받는 장군으로 있다 선조의 질시와 신하들의 모함으로 역도로 몰려 백의를 입었을 때의 비감함의 겉모습은 같지만 그가 표출하는 두 비감함은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조선백성의 아픔과 장군으로서의 책임감과 조정에 대한 분노가 포개어져 후자의 비감함을 드러냈다. 이것은 요즘 젊은 연기자에게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연기의 문양이다. 그만큼 김명민은 ‘불멸의 이순신’을 통해 연기자로서 발전을 거듭했다.
연기자라면 누구나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대중의 스타로 부상하기를 바랄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연기자로서의 생명력과 경쟁력을 갖춰 대중의 곁을 오래 지키는 연기자가 진정한 연예인일 것이다.
연예인들을 인터뷰하다보면 대부분 이런 말을 한다. "스타이기보다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 말에는 연기력을 갖추는 진정한 광대가 되고 싶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하지만 이 말을 한 배우중 인기보다는 연기력에 천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한마디로 인터뷰용 멘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말이 실천으로 옮겨질 때만이 배우가 되는 것이다. 김명민은 '불멸의 이순신'에서 그 실천을 보여줬다.
그가 있어 '불멸의 이순신'에서의 이순신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좋은 연기자는 브라운관 안의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브라운관 밖의 시청자에게 그 캐릭터의 진정성을 느끼게 해주는 연기자다. 김명민은 그런 좋은 연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을 현실화시켰다.
김명민의 이러한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불멸의 이순신’의 작가 윤선주의 “김명민씨는 피와 땀으로 하나씩 하나씩 이순신을 완성했다. 김명민씨는 몸에 전율을 느낄 정도로 그의 연기는 자연스러웠고 이순신에 몰입하는 것이었다”라는 극찬이 나왔던 것이다. 그리고 2006년 1월 1일 그에게 생애 최대의 상인 연기대상의 대상이 주어진 것이다.
이제 그의 수상소감에서 밝힌 것처럼 최고가 아닌 최선을 다하는 연기자로 우리에게 다가오기를 바란다.
[2005KBS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뒤 감격에 눈물을 흘리는 김명민(위쪽)과 김명민이 기막히게 표출한 인간적 이순신(아래쪽). 사진=마이데일리 사진 DB, KBS]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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忍冬草. 참 멋진 말이다. 김명민에게 어울리는 말. 겨울을 참아낸 풀꽃.
대상에 만족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그의 연기인생은 이제 다시 시작한 걸.
앞으로도 더 좋은 연기로 사랑받길 진심으로 바란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