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의부스러기

오페라의 유령

timid 2005. 2. 15. 22:39

이룰 수 없어 떠도는 사랑은 <화양연화>의 양조위와 함께 <오페라의 유령>의 에릭[영화에선 그냥 팬텀으로만 나오더군-ㅁ-]과 연장선상에 있다고 본다.

하지만 곁에 둘 수 있고 마음이 같았던 양조위의 사랑과는 달리,

에릭의 사랑은 오직 그만의 것이었고

결국은 집착과 사랑하는 이에 대한 끝없는 증오로 치닫는다.

그 감정들은 크리스틴에게서 에릭을 밀쳐내는 슬픈 결과를 맞이하고

에릭은 그가 줄 수 있는 모든 걸 줘버린 크리스틴을 뒤로한 채

오페라 하우스와 함께 최후를 맞이해야 했다.

[물론 프레드릭 포사이드 저, 오페라의 유령2에서 그는 뉴욕의 거부로 재등장하기도 한다.]

영화 역시 에릭의 마지막을 이렇다 결정짓지 않은채 끝났다.

원작과 다른 면이 다소 있긴 했지만

<오페라의 유령> 마지막 장면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죽은 크리스틴의 묘비 앞에 그의 오랜 동반자인 남편 라울 백작은

그녀 생에 황금기를 주었던 오페라 하우스 경매에서 구입한

테엽 원숭이 인형을 올려놓고 슬픈 웃음을 짓는다.

그리고 묘비 옆에는 검은 리본이 감긴 붉은 장미가 놓여져 있다.

크리스틴의 첫 공연날 그녀의 대기실에 놓여져있던 에릭의 마음 한 조각.

그 모습 그대로.

 

the phantom of the opera is here...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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